[번역] 성공하는 대학원생의 3가지 자질: 끈기, 고집 그리고 설득력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기 직전에 Matt Might 교수님의 블로그를 우연하게도 접하게되어서 글을 찬찬히 읽어보니 좋은 글들이 많이 있네요.
사실 블로그 시작해야지 하다가 이 글의 가장 마지막 문단을 통해 블로그를 만들어버렸습니다. 번역 오류나 부자연스러운 부분에 대한 지적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원문: http://matt.might.net/articles/successful-phd-students/
매년 가을, 대학원 신입생들이 온다. 나는 신입생들을 받고 있기 때문에, “박사 졸업은 얼마나 걸리나요?”라는 질문을 매년 받는다. 나는 “대학원은 자네가 원하는 만큼 오래 다닐 수 있네”라고 답한다. 졸업에 필요한 자격 요건을 갖추는데에는 속도제한 따위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질문은 옳은 질문이라 할 수 없다.
더 나은 질문은 “무엇이 성공하는 대학원생이 되도록 만드나요?” 이다. 4개의 대학에서 학생들의 성공과 실패를 지켜보면서, 나는 3가지 자질이 성공적인 대학원 생활을 이끈다고 본다: 끈기, 고집 그리고 설득력이다.
만약 당신이 대학원생이거나 혹은 대학원에 진학하고자 한다면, 계속 읽어보기를 바란다.
그다지 관계 없는 요인
‘박사는 똑똑 해야만 한다.’ 라는 것은 터무니 없는 오해이다. 이것은 명백히 잘못된 생각이다. 똑똑한 학생들은 박사 졸업장을 가지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명석함이나 머리회전이 빠른 것 같이 ‘똑똑함’이라는 것은 대학원과 관계가 멀다. 오로지 명석함과 빠른 머리 회전으로 지금까지 살아온 학생이라면 대학원 과정에서 분명히 떨어져나갔을 것이다. 물론, 다른 직업군에서 그러한 능력들은 가치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과학에 있어서 그러한 자질이 필요조건 혹은 충분조건이 되지는 않는다.
분명히 똑똑한 것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박사를 졸업한 사람들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수긍을 할 것이다. 박사 졸업장을 무사히 가져간 사람들이 꼭 1등급 학생들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나의 지도 교수님은 종종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가 대학원생일때, 우울증이 도지고 아마 박사를 마치지 못할 것 같다 라고 생각이 들 때 마다 나는 나보다 멍청한 졸업생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스스로 되뇌었지. ‘저 바보도 졸업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다’”
내가 교수가 된 이후로, ‘졸업’이라는 말 대신 ‘펀딩 받기’라는 말로 대체하여 내 지도 교수의 말을 나 스스로 곱씹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 문장을 적고 한 달 안에 나는 처음으로 세 개의 펀딩을 받게 되었다.)
끈기
박사 졸업장을 따내기 위해선, 당신은 반드시 인류가 가진 지식의 영역을 유의미하게 넓혀야만 한다. 더 정확하게는, 당신이 한 연구가 지식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점을 최전방에 있는 전문가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수업을 듣고 논문을 읽으면서 지식의 영역이 어디까지 펼쳐져있는지 알 수 있다. 이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지식의 영역을 확장시켜나간다는 것은 마치 실패라는 적의 공습에 대비해 벙커에 들어가 있는 것과도 같다.
지식의 전위에 도달한 많은 대학원생들은 우울함에 빠지게 되는데, 왜냐하면 더 이상 그들을 몰아붙이던 시험이라는 것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때(2-3년차) 가장 힘든 시기이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찾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모든 영역에 있어서 답이 없는 문제들은 차고 넘친다. 만약 문제를 찾는 것이 어렵다 라고 한다면, 아마 당신은 잘못된 영역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진짜 어려운 부분은 문제가 없는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물론, 누군가가 그것을 어떻게 푸는지 당신에게 알려준다면, 더 이상 답이 없는 문제가 아니다.
이 시기를 견뎌내기 위해서는, 당신은 침대에서 일어나고 다시 잠들기까지 그 모든 순간에 기꺼이 실패를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은 하루가 되었든, 한 달이 되었든, 심지어 일년이 되었든, 그 시간들이 수포로 돌아간다고 해도 그 실패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 한다. 이 고난의 시간에 당신이 가꾸는 능력이야말로 그럴듯한 해결책을 상상하도록 하고, 그리고 접근법이 작동할 것인지에 대한 감을 갖추게 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 시기를 끈질기게 견뎌내기만 한다면, 당신은 이전에는 가지지 못했던 직관으로 문제의 해답을 구할 것이다. 당신은 아마 당신이 갑자기 어떻게 그런 해결책을 떠올리는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나도 내가 어떻게 이런 직관이 생겨난지 모른다.). 그냥 그렇게 될 것이다.
당신이 이 능력을 습득하게 될 때, 당신은 아직은 미숙한 논문을 리뷰어에게 보낼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연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보게될 것이다. 좋은 학회는 8~25%의 논문들만 수용되므로, 당신이 제출한 거의 대부분의 논문은 탈락할 것이다. 결국에는 당신은 당신의 연구가 어떻게하면 출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기를 희망할 뿐일 것이다. 만약 이러한 자세를 유지하고 정말로 열심히 연구를 한다면, 당신은 결국 그렇게 될 것이다.
학부 때 뛰어난 학생들은 갑작스럽게도 끊임없이 맛보게되는 실패가 달갑지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자존심이 굉장히 세다면, 대학원 과정은 이를 고쳐줄 것이다. 굉장히 격렬하게.
불확실성과 실패 그리고 좌절을 동반하는 대학원 과정의 중요한 순간에는 끈기가 요구된다.
고집
대학원 이후 정교수 자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당신은 또다른 자질이 필요하다: 고집스러움이다. 정교수자리는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차지하기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이 생긴다.
컴퓨터 공학에서는 경쟁력있는 교수 후보자가 되기 위해서 10개의 publication와 그 중 3-5개는 탑티어급의 논문이어야 한다. 박사 졸업장을 취득했다고 해서 취업이 바로 되는 것은 아니다.
박사과정을 하는 좋은 이유는 그렇게 많지 않다. “나는 교수가 되고 싶다”라는 것이 유일할지도 모른다.대학원 생활이 끝날 때까지 당신이 교수가 되고 싶다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게 하는 좋은 기회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대학원에 가고 싶거든, 제대로 생각을 해보길 바란다.
교수가 되는 것은, 답이 없는 어떤 한 개의 문제를 풀거나 미지의 한 영역에 대해서 연구하는 것 이상이다. 당신은 여러 가지 문제와 영역에서 해답을 내놓아야만 한다. 대학원을 졸업하면, 당신이 연구한 결과들을 잇는 연결선들이 점점 들어나야만 하고 이것을 통해서 교수들에게 당신이 하고 있는 연구들이 의미있게 나아가고 있음을 증명해내야만 한다.
또한, 당신은 당신이 연구하는 분야의 사람들과 활발하게 (심지어 공격적으로) 관계를 맺어나가야 한다. 그 곳의 연구자들은 당신이 누구이고 당신이 무슨 연구를 하는지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이 당신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은 한순간에 뿅하고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설득력
마지막으로 좋은 대학원생은 분명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아이디어 대해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람에게 직접 전달하든 글로써 전달되든 것에 상관없이 말이다.
과학이라는 것은 발견을 하는 행위임과 동시에 설득을 하는 행위이다.
일단 당신이 무언가를 발견했다면, 당신의 결과물이 논리적이고, 의미있는 기여가 있다라는 것을 전문가들에게 설득을 해야만 한다. 이것은 보기보다 꽤나 힘든 일이다. 그냥 단순히 “데이터”만 보여주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상적인 세상에서는 이것이 충분하지만 말이다.)
대신 당신은 전문가들에게 떠먹여주다시피 해야만 한다. 당신이 논문을 쓸 때에는, 당신의 발견으로 인해 그들이 가지게 되는 인지적 고통과 받아들이는 시간을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당신은 어쩌면 “출장”이라는 명목하에 발표를 하고 당신의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희열을 느끼게 해줘야 할 지도 모른다. 당신이 컨퍼런스에서 이야기를 할 때, 당신은 청자들이 다음 내용이 뭘까에 대해서 열광적으로 기다리기를 원할 것이다.
당신은 이목을 끌 수 있는 초록(abstract)을 작성해야만 하고, 개요에서 독자들이 충분히 시간을 들여 읽어볼만하게끔 만들어둬야 한다. 당신은 명쾌함(Clarity)과 엄밀함(Precision) 사이의 균형을 잡는 법을 익혀야 한다. 이를 통해서 당신의 아이디어는 모호하지도, 그렇다고 숨막히게 딱딱하지도 않는 그 중간에 있어야만 한다.
일반적으로, 신입생들은 커뮤니케이션에 그닥 익숙하지 못한채 입학을 한다. 이것 역시 당신이 대학원에서 갈고 닦아야하는 스킬이다. 이것을 빨리 얻을수록, 더 좋은 것은 자명하다.
불행하게도, 글쓰기를 잘하는 유일한 방법은 많이 쓰는 것 뿐이다. 어떤 것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0,000시간이라는 마법과도 같은 법칙이 있다. 당신은 논문을 쓰면서 10,000시간 글쓰기에 절대로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6년동안 매일 5시간씩 글을 쓴다면 대학원 졸업 전까지 10,000시간 글쓰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원 생활을 통틀어 하루에 12시간 글을 쓰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신입생들이 오면 블로그를 시작하라고 한다. 아무도 읽지 않을지라도 일단 하라고 조언한다. 꼭 그들의 연구가 아닐지라도 말이다. 글 쓰는 연습을 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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